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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잡생각이 많다

우리의 금속활자로 한글을 찍어냈더라면..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문물 중에는 한글과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가 있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역사에 있어서 가정이란 없다고 볼 수도 있기는 하지만 가정을 한번 해 보면 어떨까 싶어요.
즉, 한글이 규방이나 문간방에만 처박혀 있지 않고, 금속활자가 한자를 찍기 위해서가 아니고 한글을 찍기 위해서 사용되었다면 우리나라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우리의 금속활자가 구텐베르그보다 얼마가 빠르다고는 하지만, 실제 우리의 금속활자는 대중들을 위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지식을 전파하기 위한 용도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지배층의 글자였던 한문서적의 사본을 만드는 것이 그 주된 용도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쉬운 알파벳을 프린트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던 구텐베르그의 활자가 서구 문명에 기여한 결과를 생각하면 우리의 금속활자로 한글을 찍어내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네요. 게다가 우리 사회가 한자로부터 벗어난 지 아직 백년도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영어가 우리 한글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까울 뿐입니다.